복된 미움3

03-07-29 웃음 705

다윗 왕 이었던가(?)
오!!! 복된 죄여. 이렇게 노래한 사람이..

저는 참 오랫동안
제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 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표시 안나게
그렇게 죽이고 싶어 했습니다.
너무나 엄마를 괴롭혔기에..

만약에 제가
이성의 날카로운 칼날을 갈았더라면
죄와벌의 주인공이 노파를 죽였듯이
제 아버지를 그렇게 죽였을지도 모릅니다.

날마다 엄마를 왜 그렇게 때리는지
어디서 그런 욕설이 나오는지....
폭언 폭행앞에 속수무책으로 떨기만 하던
어린 내 마음엔
미움과 분노와 증오만 자랐습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왜? 왜?
무엇 때문에 때리며, 무엇 때문에, 왜 맞아야만 할까?
왜? 왜? 왜....?

제 어머니는 참 재치도 있고 똑똑했으며
무척 예쁘기도 하고, 어디 나무랄데라곤 없어보였는데
뭐가 부족해서 그토록 엄마를 못살게 구는걸까,,,, 왜....?

언젠가 열네살이 안된 어떤 아들녀석이
날마다 제 엄마를 못살게 구는 아버지를
죽였다는 뉴스가 TV에서 나왔을때
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 녀석의 마음이 느껴져서......

자식 셋중에 유독 절 예뻐해주던 아버지가
너무도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당신 아내도 이렇게 자신의 부모에게
이쁨받은 자식이었을텐데
내가 남편으로 부터 그런 괴롭힘을 당하면
당신 마음은 어떨까, 궁금해지면서.

그런데 어느 날, 뜻밖에,
너무도 작고 불쌍하게 보이는 아버지의 영혼이 보였습니다.
본인도 차마 어떻게 제어 되지 않는 자신의 상태에 흐느껴 울고 있는,
너무나 불쌍하게 보여서 저절로 안아지던 그런 영혼....
참 이상한 일 이었습니다.
그 많던 미움과 분노는 다 어디로 사라져 갔는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것에 대한 절망 앞에
통곡하던 아버지의 영혼이 안아진 것은..
그런 다음부턴 아버지가
그저 측은한 존재로만 보였습니다.
어쩌면 좋은가, 저 안타까운 영혼을.. 그런 생각만 드는 것이.

그런 다음에 제겐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조금씩은 자신도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뜻대로 되지 않는, 그런 무엇이 있지않을까 하는
이해가 싹텄습니다.
괴로울테지 ..누구보다도 저 자신이 괴로울거야..
그렇게 생각되어지는 이해의 싹.

참으로 오랫동안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움 가득했던 마음이
누구도 못 안을일 없는 그런 맘으로 바껴진것에
감사드리며 삽니다.
지독한 사랑일수록, 미움도 지독할 수 있는 것처럼
지독한 미움이 떠난 자리에 지극한 사랑이 찾아든것에....

오랫동안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 했던 마음을
지금은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이 있는 것처럼
절망의 끝이 마련해 놓은 희망처럼
제 미움은 사랑을 향해 나아가던
깊고 길은 어둠이었지만
마침내 이르러, 머물러야 할 사랑의 자리에
내 마음을 두게 했으매.

전, 저를 죽이는 사람을, 기꺼이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희중에 죄 없는 자 부터 저 여인을 돌로 치라던
예수님 말씀앞에 자유롭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죽이고 싶은 마음을 품어 본 사람은
여러가지 조건만 좀 더 맞았더라면
진짜 살인자가 되었을테니까.
마음으론 이미 살인자 였으니까,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의 그 죄로.
전, 제가 마음으로 지은 죄를 그렇게 고백합니다.

오!!!! 복된 죄여,
우리 죄 아니면 예수 어찌 오셨을까!
이렇게 고백한 성서 속의 왕처럼
저는 제 마음의 죄에 그렇게 감사드립니다.
그 지독한 미움 없었으면 내 어찌 오늘
이 사랑의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싶어....

어제 나의 죄는(미움은) 참으로 복된 것 이었습니다.
그 죄 아니면 진정한 구원도(사랑)도 아주 작은 것이거나
어쩌면 아예 없었을지도 모르는 것이기에....



무언가, 누군가를 향해 있는
오늘 당신의 미움도 어쩌면
참 사랑의 자리에 당신을 있게 하려는 하늘의 놀라운 은혜인지...
모를 일 입니다.

저처럼....웃음처럼........









  • 03-07-29 바람
    왜 사람은 사람들을 미워하고 사랑도 하고 그러나?
    나하고 다른 사람이라고 느낌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어떻게 나하고 다른 사람이 있는가? 다시 말하여 나라는 존재가 이미 없는데, 어떻게 나하고 다른사람이 존재함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그러한 말인 것이다.
    나가 없는데, 어떻게 나하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발상이 나오는 것인지, 나로서는 그것이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려고 하는 것은 그것을 통하여 없는 나를 있다고 보는 착각현상(에고)를 나도 모르는 가운데 확인하려고 하는 허구의 몸짓인 것이지요.

    그러므로 그 무엇을 하려 안하려 하는 모든 행위는 누구를 불문하고 다 완전히 에고의 장난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지요. 감쪽같이 속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살아생전에 나 한번도 죄안지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100%다 지옥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 03-07-29 如原
    바람님, 저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ㅠㅠ
    천지창조가 내 눈앞에 벌어지는 그 광경을 말입니다.
    아아, 그건 분명 파괴였고, 찰나의 오차도 없는 동시에 창조였습니다.
    제 몸이 쩍쩍 갈라지고, 제 영혼도 또한 수만갈래로 찢어졌다 모였더랬습니다.

    "바람님, 누군가가 누군가가 저를...저를...."
    "아니라니까, 아니라니까, 너가 아니라니까....."
    아아, 전 이제껏 그렇게 가혹한 스승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송두리채 나를 휘감고 파괴하고 동시에 창조하는 하느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없었습니다.ㅠㅠ

    바람님, 바람님, 찬미받으소서.
    천둥이시며, 지뢰이며, 번개이신 바람님.....
    저의 하느님이시며, 저의 마구니이신 바람님......
    바람님을 믿습니다.
  • 03-07-29 원정
    우아~~~
    이젠 여원님도 바람님이 천둥이요 번개임을 알아뿌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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