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 인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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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1 바람 676

이 세상에 많은 인연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 가장 중심이 됩니다. 우주 또한 자기 자신을 통해 있는 것이며, 이 우주의 주인은 곧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의 인연으로부터 모든 인연이 성립되는 것이어서 십이인연은 중요한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생성, 변화, 발전, 소멸의 연결고리를 열두 가지 과
정으로 나타낸 것이 십이인연입니다. 이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십이인연은 자기 자신의 전체의 삶을 그려놓은 하나의 그림에 해당됩니다.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가 부처님의 출가 동기였다면 십이인연은 생사해탈의 동기가 된 것입니다.

십이인연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태어나서 일어나는 과정과 살다가 죽고, 죽은 후의 상태를 열두 가지로 분류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삶은 열두 단계로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십이인연은 구체적으로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명색),육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의 열두 가지입니다.

이것을 다시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라고 하여 과거, 현재,
미래의 상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무명과 행의 두 가지는 과거 이인(二因)이 됩니다. 그 원인에 의
해 식과 명색과 육입과 촉과 수의 다섯 가지가 생겨납니다. 이 다섯 가지를 현재 오과(五果)라고 합니다. 즉, 전생의 두 가지 원인에 의해 현생의 다섯 가지 결과가 생기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애.취.유의 세 가지는 현재 삼인(三因)이 됩니다. 현생
의 이 세 가지가 씨앗이 되어 미래의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생과 노사입니다.

십이인연은 마치 둥근 고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연속적으로 반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십이인연은 인간의 생사 비밀과 나아가 우주의 근원적인 순환 법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십이인연의 내용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무명은 말 그대로 어두움입니다. 이 밝지 않는 무명 때문에 나고 죽은 윤회의 수레바퀴를 되풀이하여 굴리고 있는 것입니다.

무명은 곧 중생의 생존 형태를 나타낸 말이기 때문에 흔히 근본
무명이라고도 말합니다. 또 우리가 번뇌 망상의 근원이 미혹 때문에 일어난다고 해서 무지무명(無知無明)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무명은 정신작용의 가장 초기 단계입니다. 곧 팔식에 남아 있는
정신세계입니다. 그래서 무명은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기 이전의 상태입니다. 깨달음을 얻고 나면 무명의 세계가 깨어진다는 것입니다

둘째, 행은 어두운 정신세계에서 무엇인가 요동하며 움직이기 시
작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행은 잠재적인 무의식력이며 충동력입니다.

셋째, 식은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인식작용을 말합니다. 새로운 생을 시작해야겠다는 사고를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과거의 행에 의해 인간 존재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되는 의식작용을 말합니다. 식의 상태는 이미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간 때로 볼 수 있습니다.

넷째, 명색은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가서 받는 "오온", 즉 몸과 마음을 말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막연하게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나누어집니다.

다섯째, 육입은 육처(六處)라고도 하는데, 안.이.비.설.신.의의
육근이 형성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어머니의 뱃속에서여러 가지 기관들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 때부터 외부의 자극이 들어온다고 해서 육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경전에서는 어머니의 태내에서 제5주 정도가 되면 여러 근육이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여섯째, 촉은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시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촉의 시기에서는 느낌만 있을 뿐이지 느낌을 식별하는 기능은 없다고 말합니다. 촉은 태어나서 느끼는 단순한 인식작용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촉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감지하는 것입니다.

일곱째, 수는 감정을 감수(感受)하고 인상을 느끼는 능력이 발동
되는 시기입니다. 수는 육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분별하여 받아 들이는 단계입니다. 예를 들면 싫은 것은 배척하고 좋은 것은 받아 들이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수의 단계입니다.

여덟째, 애는 애착심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애착심은 애착하는 대상을 계속 진행시키려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성을 느끼는 감정은 바로 애의 단계입니다. 이를 테면 사랑하는 것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홉째, 취는 쉽게 말해서 사랑하는 감정이 일어나면 그것을 끝까지 취하려는 마음을 말합니다. 즉, 자기가 원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취하고 가지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취는 곧 집착을 의미합니다.

또 취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경우도 이에 해당됩니다. 그 밖에 직업을 가지거나 명예, 물질, 사람, 돈 등을 가지려는 마음 또한 취가 됩니다.

열번째, 유는 한 번 취한 것은 자기 것으로 하려는 소유욕을 말합니다. 유는 애와 취를 바탕으로 하여 거기서 여러 가지 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됩니다. 앞의 애, 취와 더불어 유는 우리 인생살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열한번째, 생은 애와 취와 유의 상태로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애와 취와 유의 생활을 계속 지속하려는 것을 말합니다.

열두번째, 노사는 살아가다 늙고 죽는 것을 말합니다. 즉,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실존의 형태를 말합니다.

이와 같은 열두 갈래의 생존 양상은 이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무명과 행의 과거 원인 때문에 식과 명색과 육입과 촉과 수의 현재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그 다섯 가지의 원인 때문에 애와 취와 유의 미래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애와 취와 유의 미래가 원인이 되어 생과 노사의 결과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죽음 후에 육신은 지.수.화.풍의 사대로 변하고 영혼만이 남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생을 시작하기 전 단계가 되는 것입니다. 팔식에 잠재되어 있는 무명이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인연있는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업식이 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윤회를 되풀이 합니다. 때때로 살아 있을 동안 어떤 한 곳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영혼만 남게 되는 것이 아니라 곧 바로 물질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애, 취, 유의 업을 잘 지어야 합니다.

생선을 싼 종이는 생선이 없어져도 오랫동안 비린내를 풍기게 되
지만 반대로 향을 쌓았던 종이는 끝끝내 향기를 풍기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의 인연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은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둥근 고리 모양의 순환 관계를 가진 십이 인연은 그 어떤 것도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무명이 첫 시작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노사가 끝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불교에서 근본적으로 나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언제든지 자기가 마음 먹는 그 순간이 시작입니다. 시작과 끝이 분명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자기가 행한 업은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십이인연의 이치는 모든 사물의 인연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
다. 그래서 십이인연의 이치를 관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본질은 물론 우주의 모든 이치도 한꺼번에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에서 이 십이인연을 관하셨습니다. 인간의 모든 본질을 거울 들여다보듯 환히 깨달은 것입니다. 십이인연을 통해 현상과 내면의 세계를 빠짐없이 정리해 나간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 해결은 곧 우주 질서 전체를 하나로 보게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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