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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오강남 교수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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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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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오강남 山寺대담
벽안의 현각스님-'예수는 없다' 오강남교수 山寺대담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 현각(37)스님과 ‘예수는 없다’를 쓴 오강남(60) 캐나다 리자이너대 비교종교학 교수가 15일 경북 영주 현정사에서 만났다.
안식년을 맞아 국내에 머물고 있는 오교수가 먼저 연락해 약속을 잡고, 소백산 깊은 산골까지 험한 비포장길을 달려 현각스님이 주지로 있는 현정사를 찾아왔다.
두 사람이 이름으로 안 지는 꽤 오래다. ‘만행’에는 오교수가 풀이한 ‘도덕경’의 한 대목이 인용돼 있고, ‘예수는 없다’에는 ‘만행’을 읽은 소감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두 사람의 대면을 주선한 것은 뉴욕 유니온 신학교의 정현경 교수. 정교수는 유명한 베트남 승려인 틱 낫 한 스님으로부터 계(戒)까지 받은 독특한 여신학자다. 정교수는 뉴욕에서 현각스님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권했다.
오 교수는 막내아들 유현이 예일대 출신이다. 현각스님은 하버드 신학대학원을 가기 전에 예일대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했으니 오교수의 아들과는 동문이다. 오 교수는 “미국에서 학부는 예일, 대학원은 하버드가 최고로 통한다”고 현각스님을 추켜세웠는데 은근히 아들 자랑도 한 셈이다.
현각스님도 “명문 사립고교를 다니면서도 1등을 놓치지 않았는데 예일대에 입학해 나같은 1등이 500명이나 있는 것을 보고 처음 좌절감 같은 걸 느꼈다”고 분위기를 맞췄다.
현각스님이 다닌 하버드 신학대학원은 한국의 신학대학원과는 아주 다르다. 그는 그곳에서 기독교가 아니라 불교를 공부했다.
오교수에 따르면 “하버드에서 신학은 종교학과 같은 것”이다. 하버드는 본래 청교도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신학을 중심으로 세워진 대학이지만 자유주의적 노선으로 흐르면서 보수파들이 예일을 만들어 떨어져 나갔고, 다시 예일이 세속화하면서 프린스턴이, 또 다시 프린스턴이 세속화하면서 웨스트민스터가 떨어져 나갔다.
오 교수가 “한국의 보수 교단에서는 프린스턴대 출신조차 기피되고 웨스트민스터대 출신 정도나 용납되는 게 현실”이라며 “내 책 ‘예수는 없다’는 바로 한국의 보수 신학이 가르치는 그런 ‘예수’는 미국의 주류(主流)에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한 현각스님은 작년 미국 뉴욕에서 천주교의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을 만난 얘기를 들려줬다.
김 추기경은 ‘왜 천주교를 떠났느냐’고 물었고 현각스님은 ‘천주교를 떠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평소 “내가 총무원장이라면 스님들 교육에 꼭 ‘성경’ 과목을 집어넣고 싶다”고 강조해온 현각 스님의 방 한켠에는 성경이 놓여있다.
오교수는 어릴 적에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보수적인 교회를 다녔다. 서울대 종교학과에 간 것도 나중에 신학을 전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제 ‘성경이 전하는 예수’를 글자 그대로 믿지는 않지만 스스로는 아직도 ‘교회의 멤버’라고 고백한다.
기자는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어 “아직도 크리스찬이라면 평소 기도를 하는가”라고 물었다. 칸트가 ‘이성적 인간으로서 기도할 때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한 말을 상기하면서.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예수의 말씀처럼 ‘기도를 하기 위해 문을 닫고 골방에 들어가는 것’과, 참선과는 아주 가깝다.”
오교수는 이날 논어의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를 “뜻이 맞는 친구는 늘 먼 곳에 있어 만나기 쉽지 않은 세상사의 법칙을 전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사람은 나이차를 잊은 채 친구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산속 낮은 짧아 어느새 어둠이 내렸다. 현각스님은 저녁 예불을 올리려 일어섰다.
주지생활 8개월째. 반야심경 천수경에 발원문까지 거침없이 외운다. 그래도 우리 귀엔 영어 억양이 채 가시지 않은 우리말 염불과 아직 서툰 목탁소리가 묘한 느낌을 준다. 오교수도 법당에 따라들어가 예불을 올렸다. 나란히 선 둘 가운데 한 사람은 ‘크리스찬 부디스트’, 또 한 사람은 ‘부디스트 크리스찬’으로 불러볼까. 아니 이런 구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저 그들은 구도(求道)의 길에 함께 선 도반(道伴)이요 길벗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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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01
바람
축하드립니다
0
601
N
03-08-01
지구인
'空'은 실상이다
0
671
03-08-01
載仁
수고들 하셨습니다!!!
0
541
03-08-01
원정
오늘은 "상생의 세상"이 열리는 날
0
581
03-07-31
원정
달맞이꽃
3
719
03-07-31
지구인
잡초
1
663
03-07-31
바람
대도
0
589
N
03-07-31
바람
벌레도 잡초도 다 생명입니다
0
829
N
03-07-31
바람
종교는 움직이는 것. 예수는 없다
0
652
N
03-07-31
바람
예수는 없다
0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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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1
바람
현각-오강남 교수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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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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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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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1
바람
생명의 원천. 기(氣)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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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31
바람
생명의 원천. 기(氣)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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