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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함께 짖는 논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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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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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사례연구] 유기농의 개척자 '홍성의 홍동 생태마을'
오리와 함께 짓는 논농사
주형로 (농민 / 환경농업교육장 대표)
오리농사를 하게 된 동기
제초제를 안 쓰는 유기 농사는 거의 풀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짓고 있는 벼농사 규모는 1만 평되는 적지 않은 것인데, 저쪽에서 풀을 매고 이쪽에서 풀을 매면 어느새 또 저쪽에서 풀이 자랄 정도로 풀을 다스리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새벽부터 해 떨어지기까지 하루 온종일 풀과 씨름한다. 밤에 꿈을 꿔도 내내 풀 매는 꿈만 꿀 정도다. 그래도 나는 제초제와 농약을 쓰면 안 된다는 신념하나로 그 고생을 다 감수해 왔다.
그날이 아마 장날이었던 같다. 풀을 매다 잠시 짬을 내서 점심 먹을 반찬 만들 요량으로 내 논에서 자라는 미꾸라지들을 잡고 있었는데 동네 어른들이 장에 가면서 논을 보며 나 들으라고 한마디씩 빈정대며 지나가는 것이었다.
"풀과의 전쟁이구먼, 전쟁이야. 쯔쯔", "그거 먹으면 100년 산당가?", "그렇게 고생하니 돈 많이 벌겠네."
갖은 고생하면서도 신념 하나로 견디어왔는데, 그 소리를 들으니 그 동안의 고생과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말았다. 그러고는 잡던 미꾸리들을 다시 논에 다 풀어주며 다시는 내 논에서 자라는 미꾸리와 우렁이들을 잡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사람들은 나의 무농약 농사를 다 빈정대고 무시해도 오직 미꾸리나 우렁이만큼은 나를 환영하며 이렇게 제 논에 몰려드는데 어떻게 그것을 잡아먹을 수 있겠는가. 지금도 나는 논에 나가면 우렁이들을 발로 쓱 눌러 땅속으로 집어넣는다. 우리 논을 보고는 미꾸리나 우렁이 잡으러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풀을 맬 때면 도저히 나 혼자 감당을 못해 간혹 돈 주고 사람을 쓰기도 했다. 농번기 때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 품삯을 남들보다 5천원을 더 얹어 들이며까지 했는데, 한번은 오기로 한 아주머니들이 오지 않기에 직접 집에 찾아가 보았더니 남편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 일도 바빠 죽겠는데 제초제 쓰면 될 일을 쓸데없는 일을 하러 간다고 남편이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낙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왕따당하는 것도 서럽지만 나 때문에 동네 사람들 부부 싸움이나 하게 하니 참으로 내 신세가 한심해 보였던 것이다. 그렇게 잡초로 인한 많은 갈등 속에 헤매고 있을 때, 나의 모교이자 우리 마을에 있는 풀무농업고등학교 교장이신 홍순명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내가 일본의 오리농법이라는 책을 번역했는데 내용을 보니 자네 같은 사람한테 매우 요긴하게 쓰일 것 같으니, 한번 참고해보라."
고등학교 은사이신 홍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 쓴다고 해도 믿고 있었던지라 무조건 나는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한 잡초 때문에 별의별 마음 고생 몸 고생을 하는데 오리가 제초를 대신 해준다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오리농법이 쓰이게 되어 이제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오리 농사를 시작한 첫해부터 벼농사는 거의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오리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을 분들은 나보고,
"풀 때문에 미치더니 이제는 완전히 사람이 돌아버렸구먼, 오리로 제초를 한다니"하며 쑤군댔다.
지금은 그런 분들이 내 논만 보면 혀를 내두른다. "허, 참"하는 소리만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아예 막걸리 한 통을 들고 와 돗자리 깔고 한 잔 하시며, 벼는 하나도 안 건드리고 벌레 잡아먹으며 돌아다니는 오리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가기도 한다.
오리농법은 오리의 습성을 이해해야
오리농법을 하려면 먼저 오리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의 관행 농법은 모두 다 사람 입장에 서 있다.
예를 들어 소만 해도 사람들은 청소하기 좋게 우사 바닥에 시멘트를 깐다.
그런데 소는 시멘트를 아주 싫어한다. 아무리 시멘트를 깨끗이 청소해도 자꾸 흙이 있는 바깥으로 나가려 한다. 흙 위가 아무리 더럽고 바깥이 아무리 추워도 흙에만 있으려 한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 편하자고 소들을 시멘트 우사에 억지로 가둬놓는 것이다. 이래가지고는 제대로 동물을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그들을 농사에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오리도 그들의 습성을 잘만 이해할 수 있다면 오리농법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오리는 기본적으로 야행성 동물이다. 물론 밤에는 들짐승의 공격 때문에 쉽게 논에 풀어놓기 힘들지만, 하여튼 밤에 풀어놓으면 물 만난 고기처럼 논의 곳곳을 흩어 다니며 벌레를 잡아먹는다. 특히 새벽 3시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오리는 긴장을 느끼게 되면 떼로 뭉쳐 다니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아무런 위협이 없으면 서로 흩어져서 논바닥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그래서 오리는 무엇보다도 논둑을 빙 둘러 망을 쳐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방비를 잘 해주어야 한다. 오리는 목이 발달하여 그 자리에서 360。 회전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마치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뒤에 있는 벌레도 잘 잡아먹는다. 그리고 오리는 먹이를 먹는 데에 모이를 쪼아먹는 닭과 달리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입으로 흡입해 먹는다. 물바구미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면 작은 것, 큰 것 구별 없이 어지러울 정도로 정신없이 빨아 잡아먹는다.
오리는 논에서 헤엄쳐 다닐 때 앞가슴으로 쓱쓱 쓸고 다니기 때문에 잡초가 날 틈을 안 준다. 그리고 벼 밑의 누렁 잎까지 쓸고 다녀 저절로 가지치기 효과를 내어 벼의 성장을 도와준다. 오리는 헤엄쳐 다닐 때 직선 코스를 좋아해 오리가 있는 논의 벼들을 둑 옆에서 보면 마치 터널 같은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오리는 논을 헤엄쳐 다니며 벼들을 툭툭 치는데, 이런 활동이 벼가 성장하는 데에 좋은 자극이 되어주고 특히 약한 벼에게는 다시 강해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병충해를 보면 대개 많은 수확을 거두기 위해 벼들을 빽빽이 심어 생긴다. 예컨데 잎집무늬마름병(문고병)도 옛날엔 드문드문 심어 공기가 잘 통했기 때문에 있지도 않은 병이었다. 지금은 정부의 농정 자체가 다수확을 목적으로 하여 이앙기도 빡빡하게 88주나 심게 되어 있어 병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리가 있는 논은 오리의 활동으로 논에 공기를 잘 통하게 해주어 벼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오리농법에선 이앙기도 80주 심는 넓은 것을 쓰는 게 좋다.
다음으로 오리의 역할 중에 중요한 것은 제초 효과인데, 그것은 오리가 헤엄쳐 다니면 흐리게 하는 탁수 현상에 의한 것이다. 곧 발로 바닥의 흙을 쳐주어 물을 계속 탁하게 해주기 때문에 물 속에 빛이 차단되어 잡초 씨가 발아하지도 못하고 자라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리의 중요한 역할은 거름에 있다. 벼에 제일 큰 피해를 주는 도열병이란 일종의 질소질 과식으로 인한 위장병과 같은 것인데 주로 질소 비료 과다에서 생긴다. 그런데 오리는 서너 발자국만 가도 똥을 쌀 정도로 많이 싸기 때문에 화학비료도 필요없고 또한 돌아다니며 논 구석구석에 싸대기 때문에 거름이 골고루 논에 투입된다. 그래서 오리의 똥으로 거름을 해결하면 질소 과다로 인한 도열병 같은 것도 생기지 않는 것이다.
오리농법을 위한 본답 준비
먼저 오리가 제초 및 병충해 방제를 해준다고 하여 거기에만 모든 걸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우선 논을 잘 관리하여 기본적으로 잡초가 나지 않고 논을 기름지게 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가을갈이(추경)로부터 제초는 시작된다. 곧 가을 수확 후 땅을 갈아주면 잡초의 뿌리가 죽고 씨는 땅속으로 들어가 발아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음해 5월 초쯤에 다시 거칠게 로터리 작업을 해주고 물을 약간 넣어준다. 그러면 잡초는 제 세상 만난 듯이 마구 발아하게 되는데 이를 다시 1주일 후에 갈아엎어 버리면 이것으로 50% 이상은 제초를 해줄 수 있다. 거름 문제에서도 힘든 퇴비 만들기 식으로 외부의 것을 끌어다 쓰는 것에 의존하기보다 가을 수확 후 나락만 거둬들이고 나머지는 땅에 깔아 갈아엎어 버려 벼가 다시 자기 몸을 먹을 수 있도록 땅에 환원시켜주면 이것으로 거름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결된다. 이러한 녹비는 비료 중에도 가장 훌륭한 비료가 된다. 그리고 타작과 동시에 갈아주는 게 제일 좋지만 사실 이때만 되면 너무 바빠, 나는 알면서도 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격적으로 못자리를 준비할 때는 되도록 공동으로 하는 게 좋고 모는 적어도 15-20cm 정도로 충분히 자란 성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오리가 놀 수 있을 정도로 물을 대어도 가라앉지 않고 또한 오리가 쳐도 쓰러지지 않는 강한 묘가 된다. 모판에 쓸 상토는 경운기 짐칸을 기준으로 하여 맥반석 한 포대와 왕겨를 태운 훈탄 3분의 1 그리고 나머지를 황토로 해서 준비한다.
오리 입식
보통 오리농법에 관한 책을 따르면 부화한 지 10-15일 된 새끼를 넣으라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도로 큰오리는 벼에 피해를 주기 쉽상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5, 6일 된 새끼가 더 좋다. 작은 새끼를 넣으면 불안할지 모르지만 빨리 논에 넣어 탁수를 일으키게 하여 풀이 못나오게 해야 한다. 내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5일밖에 안 된 오리를 잃었다가 찾은 경험 때문이었다. 잃어버려서 포기했다가 찾은 오리라 잃어버린 셈치고 시험삼아 그냥 논에 집어넣었더니 뜻밖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새끼 오리를 키울 때는 온도를 30℃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경험상 볼 때 노파심에 불과하다. 오히려 온도는 부화할 때가 중요하지 일단 나오면 오리도 면역력이 생기고 또 오리들은 추우면 지들끼리 서로 몸을 부대끼며 견뎌낸다. 한번은 도망간 오리가 산에 들어가 새끼를 낳을 걸 찾아왔는데 고놈의 새끼가 겉모습은 왜소하지만 잘고 짠짠하여 얼마나 날쌘지 잡기가 힘들 정도였다.
오리 넣는 마리 수는 10평당 한 마리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1천평에 70마리만 넣어도 효과를 내는 데 별 지장이 없다.
이제 오리가 일할 작업장을 만들어보자.
우선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논둑 약 30cm 안쪽으로 망을 치는 것이다. 절대 땅이 아까워 둑위로 쳐서는 안 된다. 보통 둑 위로 망을 치지만, 그렇게 하면 오리가 둑 위로 올라와 잠을 자 침입해 들어온 너구리에게 잡혀먹기 일쑤이다. 너구리는 보통 오리를 잡아먹으면 똥집만 남겨놓고 가는데, 처음에 혼자 오다가 두 번째는 가족을 데리고 오고 세 번째는 온 너구리들을 다 데리고 와 삽시간에 오리들을 잡아먹곤 한다. 너구리의 침입을 방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전기 철책을 설치하는 것이지만, 논 안쪽으로 설치하면 물이 있어 넘어오질 못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너구리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오리를 논에 풀 때에는 집단으로 다니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넣는 것이 중요하다. 오리를 바짝 긴장하게 하여 떼로 다니게 하면 모를 망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넣는 방법은 오리를 풀기 이틀 전에 미리 오리 막사에 집어넣어 막사가 자기 집인 줄 알도록 익숙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풀 때는 모른 척하고 살짝 문을 열어놓으면, 처음엔 한 놈이 먼저 나가 보고 탐색을 한다. 그래서 아무 일이 없으면 다음엔 네다섯 놈이 좇아 나가고 그러고 나면 나머지 놈들이 다 쫓아 나간다. 논에 내보낼 때는 오전 10시쯤 따뜻할 때가 좋고 다시 막사에는 3시쯤 집어넣어 젖은 털을 충분히 말릴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막사에 왕겨를 깔아주면 오리가 더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오리의 먹이는 논에서만 다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사료를 보충해줘야 한다. 한 3분의 1 정도면 되는데 짬밥이나 쌀겨도 좋다. 오리가 배고프면 더 열심히 벌레를 잡아먹고 제초를 하겠지 하고 밥을 주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랐다. 오리는 배고프거나 힘이 없으면 집에서 꼼짝 않고 잠만 잔다. 이런 경험으로 볼 때 오리가 일 하는 것은 단지 배고프기 때문만이 아니라 습관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끝맺으며 - 즐거운 마음으로 짓는 오리 벼농사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충남 홍성의 홍동에는 오리농법 벼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80농가가 되고 그 농지 규모는 21만 평이나 된다. 아마 벼농사 단일 작목반으로는 우리 나라 최고일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적으로도 오리농법 단지로 보면 이만한 농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마을에 정농회 본부도 있고, 또 풀무농업고등학교까지 있어 외국 손님들의 방문이 잦은 편인데 그러면 꼭 우리 농장에도 들렀다 가곤 한다.
우리 농장에서 나는 쌀은 환경 농산물 품질인증 마크를 받아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무공해 쌀이다. 이 품질인증 마크 제도는 매우 엄격하여 조금이라도 잔류 농약이 검출되면 대표가 구속될 정도다. 벌금도 2천만 원이나 되어 무농약 농사를 철저하게 지키도록 되어 있다. 그만큼 공신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쌀은 거의 다 직거래로 출하되고 있다. 우리는 쌀을 생산하기 전에 소비자들과 미리 계약을 맺는다. 올해도 정식으로 계약식을 갖고 협정서를 주고 받는다. 수확도 하기 전에 판로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농사 짓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된다.
농사를 이렇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지으면 저절로 풍년이 온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나는 씨뿌릴 때에는 절대 부부 싸움을 안 한다. 물론 초상집에도 안 간다. 언짢고 슬픈 마음으로 씨를 뿌리면 그 마음이 씨에게 전달되어 농사가 제대로 될 수가 없는 것이다.
한번은 아내를 위해 오랜만에 약속을 한 적이 있는데 마실 나가 늦게까지 술을 먹느라 약속을 못 지켰다. 집에 들어가면 분명히 싸움을 할 판인데 어쩐 일인지 마누라가 전혀 시비를 걸지 않았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일 씨를 뿌리기로 한 날이었던 것이다. 부부 싸움을 하면 절대 파종을 안 하는 내 원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양보를 한 것이다.
우리 마을에선 매년 모내고 나서 도시 소비자들과 함께 오리 풀기 행사를 하고 있다. 이 행사는 1994년쯤 내가 <중앙일보>에 '오리를 보내 주세요'라는 글이 실리고 나서 본격화되었다. 왜 무농약 농사로 지은 쌀을 먹어야 되는가, 우리 마을에선 이렇게 오리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 따라서 많은 뜻있는 도시의 소비자들이 이런 무공해 농사에 동참해야 하며 이런 유기농사를 지원하기 위해 오리를 한 마리씩 보내달라, 그럼 우리가 오리를 키워서 다시 보내겠다는 글이었다. 그 기사가 나가자마자 그야말로 전화통에 불이 났다. 오리 살 돈으로 들어온 성금만 1,900만 원이나 되었다.
그러나 오리를 다시 키워 보내겠다는 약속이 큰 실수였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에게 오리를 보낼 수 있겠는가. 그래서 궁리 끝에 오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를 넣고 물만 부어 끓이면 삼계탕이 될 수 있도록 물건을 만들어 서울 경실련 정농생협에다 대형 냉장고를 마련하여 갖다놓았다. 그때 내 손으로 오리 500마리 모가지를 직접 다 잘랐는데 꿈에도 오리목이 보일 정도였다.
하여튼 사람들에게 우리 마을에 직접 오기 힘드니 좀 수고스럽겠지만 서울에 가서 찾아가시라고 일일이 전화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리 대신 쌀로 보내 드리겠다고 했으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성원할 줄 모르고 오리를 보내겠다고 하여 그 고생을 한 것이다.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10마리 보냈는데 왜 한 마리만 보냈느냐, 이 사기꾼 같은 놈아!"라며 설명할 틈도 없이 마구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오리를 보내는 일을 처음 하다 보니 그런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자초지종을 말하면서 사과를 드리고 다시 돌려드리면 될 일을 갖고 사기꾼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그 사람들에게 앙케이트 조사를 해보았다. 보내준 오리를 다시 오리로 받겠는가, 아니면 쌀로 받겠는가를 일일이 물어본 것이다. 그랬더니 뜻밖에 아무 것도 안 받겠다는 사람이 제일 많았고 그 중에도 50세 이상이 60%가 넘었다. 내가 볼 때는 아마 이분들은 시골에 고향을 갖고 있거나 농사의 어려움을 잘 아는 사람들이었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의 농사는 이런 분들 때문에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어, 만일 이분들마저 다 떠나버리면 우리 농사는 어떻게 될까 이만저만 걱정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는 매년 오리 넣기 대회 때만 되면 우리 농민들은 걱정이 더 많다. 원래의 행사 취지는 점차 퇴색되고 거의 놀고 먹는 동네 잔치처럼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도 2천 원이면 사올 수 있는 것을 우리가 다 준비해 놓아야 하고 행사를 치르는 데에 계속 적자만 난다. 한번 하기로 한 일이라 계속 해야겠지만 좀더 근본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 이 글은 생태농업을 위한 길잡이 (들녘 출판)에 실린 글입니다.>
태양열...풍력... 그리고 적게쓰기
연일 무더위로 건물마다 더운공기를 뿜어댑니다. 길에는 사람보다 자동차 수가 더 많고 각 자동차는 나홀로 운전자가 에어콘을 빵빵하게 튼 채 문을 꽁꽁 닫고 있습니다. 몇 안되는 걸어 다니는 사람 곁에 자동차가 지나게 되면 차가 뿜는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변에 나무를 가꾸면 나무에서 증발되는 수분으로 인해 공기가 시원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에어콘대신 댓살을 댄 부채와 시원한 수박으로 여름을 지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어디서 올까요? 현재 우리가 쓰는 전력에 60%는 핵발전에너지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핵반대하는 것과 상관없이 우리 사회는 핵에 점점 의존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핵에너지는 가동하면 가동할수록 우리가 쓰는 전력이상의 재화를 핵폐기물로 만들어냅니다. 다른 에너지원은 없을까요?(편집자)
1. 대체에너지의 종류
▶ 태양에너지 (태양열, 태양광발전)
▶ 바이오 에너지
▶ 풍력
▶ 소수력
▶ 연로전지
▶ 석탄액화, 가스화(석탄가스화 복합발전 포함)
▶ 해양에너지
▶ 폐기물 에너지
2. 우리가 보는 태양에너지 이야기
태양 중심부에서는 수소 원자가 전자를 잃고 원자핵끼리 충돌하는 핵융합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글이글 타는 태양 중심부의 온도는 1,500만℃나 된다. 50억 년 동안은 꺼지지 않을 이 천연 불덩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으려는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가 30여년 후이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석 연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켜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었다.
태양 에너지의 이용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태양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태양열 발전이 있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 전지를 사용해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며, 태양열 발전은 빛이 아닌 태양의 복사열을 이용해 열을 얻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도 남부 지방에 가면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한 집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태양열을 모아 물을 데우거나 집안을 따뜻하게 하는 데 사용한다. 이것은 100℃ 이하의 열을 얻는 수준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태양열을 좀 더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 집열판이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게 하거나 볼록 렌즈나 거울 등을 이용해 수천℃가 되는 열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이용되는 태양 전지는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쉬운 예로 전자 계산기나 손목 시계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인공 위성에도 커다란 태양 전지가 달려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태양 전지는 가격이 비싸고 효율이 떨어져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20%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 나라는 10% 수준. 따라서 값이 싸면서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박막 태양 전지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2010년까지 100만 개 건물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지상에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날씨나 대기 조건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반면 우주 공간의 태양 에너지는 지구에서보다 5∼10배나 강한 데다 날씨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에서는 적도 상공에 위성을 띄워 태양 에너지를 흡수, 전기 에너지로 바꾸어 지구로 끌어오려는 계획을 진행 중인데, 우주 공간에서 모인 전기 에너지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지구로 오게 된다.
대체 에너지로서의 풍력발전 시스템의 개발이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대기중에 폐열과 공해물질을 방출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환경오염이 없는 청정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풍력에너지는 바람의 속도와 방향이 자주 바뀌고 지속적이지 못한 경우도 있어 동력원으로서의 전환에 많은 기술들이 요구되어 생산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도 하나, 최근 중대형급 (250KW급이상) 수평 축 발전기의 개발로 효율을 높이고, 풍력 시스템 단지화에 의한 대량 생산과 대규모 단지의 조성등으로 점차 생 산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더구나 구미 선진국에서는 경제성에 타당한 수평축 대형풍차 (300KW, 500K W, 1MW급이상)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미 상용화 단계까지 기술계발이 축적되어 왔고, 국가적인 지 원 정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3. 풍력발전기
1) 지구적인 풍력발전 노력
세계적으로는 1996년말 현재, 약 6,056MW 용량의 풍력발전기가 설치 운행중에 있으며, 풍력 발전에 의한 연간 전력생산량도 약 60억 KWh 이상으로서 비약적인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1996년 한해동안에도 약 1297MW용량의 풍력발전기가 새로 설치되었으며, 독일, 인도 및 영국을 위주로 신규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인도의 경우에는 1996년도까지 820MW 규모의 풍력단지를 건설하였고,중국은 79MW규모를 갖고 있는등 보급률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풍력발전기가 운전되고 있는 국가는 역시 미국으로서 캘리포니아주내 대규모 풍력단지를 중심으로 1993년에는 연간 약 30억KWh의 전력을 생산하여 캘리포니아주 전체 전력수요의 1.2%정도를 감당하였고, 1994년에는 약 35억 KWh의 전력을 생산 하였다.
유럽지역은 1996년도 한해동안 약 979MW의 용량이 증가되어 현재 총용량 약 1,750MW정도의 풍력발 전기가 운전중에 있으며, 이중에 독일이 1546MW(1996년 12월 현재)로서 가장 많은 풍력발전 용량을 보유 하고 있는 유럽 국가로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국가들도 역시 풍력분야에 대해서 보급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 영국 및 덴마아크의 보급확대가 활발히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도 까지 유럽국가중 독일은 3,000MW 의 보급이 이루어질 전망이며, 영국은 950MW, 덴마아크는 750MW의 보급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2005 년도 까지는 영국이 2,200MW, 독일이 4,000MW, 덴마아크가 1,050MW 정도의, 풍력발전기를 보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도의 전세계의 풍력관계 시장규모는 약 20억 - 40억달러 규모가 되리라 전망되고 있으며, 세계적 으로 보급 규모는 9,200 - 14,000MW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 국내의 풍력에 대한 관심과 기술개발
1987년 대체에너지기술개발 촉진법이 에너지 공급의 취약성 극복과 에너지 자원의 다원화를 도모하여,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급안정을 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포된 이후, 1988년 대체에너지기술개발 기본계획 이 수립되었고, 그 중에서 풍력발전분야에 대해서는 3단계로 계획이 수립되어 2001년도까지 중형급 풍력발 전시스템의 상용화와 MW급 풍력발전단지의 건설 및 운영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다음의 [ 표 5]에는 각 단계별 국내 기술개발 목포를 정리하였다. 그러나, 본 개발 목표는 정부, 한전, 연구기관, 산 업체 및 학교등이 참여하여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역할을 분담하는 공동 기술 개발 사업 형태로 개발 목 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아, 다소 추진상의 모호성과 난맥상을 보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
1단계 사업목표로 정해진 바와 같이 전국 64개 기상청 산하 기상관측소, 일부지역의 도서 및 내륙 일부 지역에서 관측된 풍속과 풍향자료를 이용한 풍력자원 특성 분석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에 의해 이미 이루 어져, 어느 정도의 풍력자원량에 대한 판단을 할 수는 있으나, 지역적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풍력자원의 특성 때문에 아직 기초자료가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따라서, 향후 풍력단지를 건설할 시에는 기존의 자료 를 참조하여 특정지역을 선정하고, 이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풍속·풍향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선행하여 많 은 투자에 대한 효용성 등을 제고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실용성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1993년도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제 주 월령에 풍력, 태양광 및 태양열 관련 시설을 설치하여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조성함으로서, 우리나라 에서도 본격적인 풍력발전에 의한 발전과 한전선로로의 송전등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었다. 100kW 풍력발 전기 1기와 30kW 풍력발전기 2기가 설치된 시범단지로 인해, 우리나라도 보격적인 풍력발전기를 이용한 실 용화에 한발짝 다가선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풍력발전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관련 지원책 및 법규의 미비로 계속적인 민간차원에서의 풍력단지의 건설이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지 원책이나 법규는 정부차원에서 마련을 하여야 되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풍력발전기의 계통연계 기술의 신뢰 성 확보 또는 계통에 미치는 영향 분석기술등은 계통을 관리 운영하고 있는 한전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1 단계의 사업기간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3년동안 소형(20kW) 수평축 풍력발전기를 국산화 하려 는 연구개발을 시도 하였고, 사업 2단계중에는 복합재료 분야의 개발을 주창하여 소위 다리우스형(Darrieus) 수직 축 300kW풍력발전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은 경험 부족과 국산화 공동협력 추진체계의 치 밀성 부족등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단계에 머물고 있다.
홍동의 지역공동체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 설명이 필요없음
풀무생활협동조합 : 풀무학교가 생기던 그 해 교내에서 이찬갑 선생의 '구판부'에서 시작하였다. 지금은 일반상품외에 유기농업 생산지회도 조직, 20여 도시 소비자 단체에 유기농산물과 가공품을 공급하고 있다.
풀무신협 : 풀무고 제 3회 졸업생인 정규채씨가 학교에서 시작하여 1972년 홍동면 소재지로 나갔다. 현재 1200명의 조합원이 있다.
홍성신문 : 풀무고 제 2회 졸업생인 이번영씨가 『홍동신문』으로 시작하였으며 전국지역신문의 효시가 되었다. 한 때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발행이 정지 당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타블로이드판으로 24면을 주 2회로 발행하고 있으며 독자주주제로 운영하고 있다.
갓골어린이집 : 1980년 마을 추진위원을 두고 엽서에 편지 써서 모금을 시작했다.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교사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연수 받기도 했다. 현재 관청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고 있으나 운영면에서는 자립적으로 하고 있으며, 시설 또한 개선되어 안정된 상태이다.
시골문화사 : 1981년에 설립하여 한 해에 몇 권 정도 출판하고 있다. 『이찬갑선생문집』 『교양국어』 『오리농사』『농업에 대한 사랑』 등 교육· 농업· 종교에 관한 책을 발행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에서 도서실과 도서판매, 출판을 겸할 계획이다.
바른식품 : 풀무 전직 교사였던 황인하선생이 국산콩만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자연식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또한 오리농사를 시작하여 홍주골 오리쌀 출하하고 있다.
홍동한우 : 풀무고 제 15회 졸업생인 정일진씨가 주축이 되어 영농법인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자가배합한 사료를 사용하며 지역과 서울에 판매점을 두고, 식당 네곳을 운영하고 있다.
재생 비누협동조합 : 학생들이 자주관리하여 협동조합과 환경과목 실습도 하고 지역의 공해를 직접 해결할 생각으로 1994년 만들었다. 현재는 서무과의 김종진선생과 이새자씨가 기계실 지도와 폐식용유를 수집 판매까지하여 본 궤도에 오른 상태다. 현재 군청에서도 폐식용유 수집에 협조하고 있다.
전국 정농회 홍성지부 : 1991년에 시작하여 오리농법을 보급하며 기타 유기농산물 생산과 가공 하고 있다. 벼농사, 채소, 원예, 과수, 축산, 가공 등 도시소비자와 계약을 하고 생협 신협 등을 통해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사회연구소 : 매월 공통의 목표를 갖는 자치적 지역 공동체를 위한 계획과 기관간의 협조방안 등 지역 문제를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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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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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함께 짖는 논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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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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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모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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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가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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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님, 정미현님, 우주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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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찬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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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토마토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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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토마스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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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지아 향기 샛별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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