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탄생의 신비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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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04 바람 825
지구 탄생의 신비

임태훈
평설위원 | [지구 과학 탐사] 저자


지구 표면에 나타나 있는 여러 가지 암석의 구조와 암석에 보존되어 있는 화석, 방사성 원소 등을 연구하면 지구의 역사를 밝혀낼 수 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공통과학(강영희 외)' 교과서 P.265에서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아가는 행성 지구. 이 지구는 질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1기압의 대기에 둘러싸여 있으며, 전체 표면적의 3/2가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대기와 바다 덕분에 지구는 생명체들이 살기에 적절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가 처음부터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태어난 직후의 지구는 바다는 물론이고 산소도 없고, 크고 작은 천체들이 하늘에서 마구 떨어지는, 그야말로 혼돈의 상태였다.그렇다면 어떤 기적이 있었기에 오늘날 과 같이 생명이 숨쉬는 푸른 지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1 내가 제일 큰 형이야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날, 개구리, 고양이, 낙타가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고양이가 먼저 말했다.

"얘들아 오늘은 내가 우리집안의 비밀 한 가지를 가르쳐 줄게. 우리 고양이들이 왜 모두 사뿐 사뿐 걸어 다니는지 말야. 우리 조상이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지구는 아직 땅이 완전히 굳지 않았대. 그러니 어떻게 걸었겠어? 물렁물렁한 땅에 발이 빠지지 않도록 사뿐사뿐 걸었지. 그 때의 습관이 지금까지 남아서 우리 고양이들은 걸을 때 사뿐사뿐 걷는 거야.

이 말을 들은 개구리가 질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래? 그럼 우리 개구리들이 왜 펄쩍펄쩍 뛰어다니는지 가르쳐 줄까? 우리 조상이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에는 땅이 물렁물렁 하지도 않았어. 발을 디딜 수도 없이 아주 뜨거 웠지. 우리 조상들은 발이 데지 않도록 펄쩍펄쩍 뛰어다닐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우리 개구 리들은 지금도 이렇게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거란다."

" 두 동물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낙 타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귀여운 것들. 그렇다면 나도 비밀 한 가지를 털어놓지 내 등을 잘 보렴. 두 개의 혹이 있지? 처음에는 우리도 너희들처럼 등이 평평했단다. 그런데 우리 조상이 처음 이 세상에 나타 났을 때에는 땅이 라는 게 아예 없었어. 온통 먼지투성이였지 그러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어디에 묻을 수 있었겠니? 묻을 땅이 만들어질 때까지 돌아가신 부모님을 등에 업고 다니느 라고 우리 등이 이렇게 휜 거야"

이 때 세 동물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지구가 빙긋이 웃었다. 고양이, 개구리, 낙타가 서로 형님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 이다.

"너희들이 말하는 사실을 가지고 내가 형님 아우를 구분해 줄까? 원시 지구가 만들어지기 전에 우주 공간의 먼지 속을 돌아다녔던 낙타가 가장 큰형이겠고, 그 다음은 마그마로 덮인 원시 지구의 표면을 뛰어다닌 개구리. 그 리고 막내는 마그마의 바다가 식어서 굳어지기 시작 할 무렵의 물렁물렁한 땅을 걸어 다닌 고양이가 되겠구나."

그런데 지구는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그렇다면 내 나이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지구는 세 동물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너희 조상이 태어난 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니?"

지구의 물음에 세 동물 모두 대답을 하지 못 했다. 그 이야기는 아버지로부터 들은 것일 뿐이며, 그들의 아버지 역시 아버지에게서 들었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 역시 아버지의 아버지 의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세 동물의 대답에 실망한 지구가 이번에 는 태양에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네 몸을 잘 살펴보렴. 그러면 답을 얻을 수 있을거야."
하는 것이었다. 태양 의 말에 지구는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한쪽 귀퉁이 에 조용히 있던 방사성 원소 우라늄이 말 했다.

"너는 우리와 함께 태어났어. 그러니 네 나이는 내 나이와 같아."
지구는 반가워하며 물었다.
"네 나이는 어 떻게 알 수 있는데?"
"나는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납으로 변해. 내 몸의 반이 납으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45 억 년이지 그런데 지금 내 몸은 이미 절반이 납으로 변했어. 그러니 내 나이는 약 45억 살인 셈이지."

지구는 자신 의 나이를 알게 되어 너무 기뻤다.

2. 미행성의 형성과 충돌

태양계가 처음생겨날 때, 원시 태양 주위의 원반에 모여 있던 먼지 입자들이 서로 뭉쳐 미행성(微行星, 지름이1Okm쯤의 크기인 작은 천체)'을 이루었다. 이 때 만들어진 미행성의 수는 엄청나게 많아서 10조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미행성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충돌이 일어나면서 미행성의 크기는 점점 커졌다. 수백만 년 동안 이 런 충돌이 일어나는 사이에 미행성들은 커다란 원시 행성들이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원시 지구' 이다.

충돌에 의한 미행성의 성장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행성에는 암석 성분이 많은 것이 있는가 하면 철 같은 금속 성분이 많은 것도 있었다. 이 미행성들이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칠 때, 암석 성분이 많은 미행성끼리 충돌하면 부서졌고 금속 성분이 많은 미행성들이 부딪 치 면 더 커졌다. 암석은 초속 lOm 정도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충돌해도 산산조각이 나지만, 금속은 흴씬 더 빠른 속도로 충돌해도 부서지지 않고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미행성들이 아주 많이 부딪쳐 그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으 로 커지면 이 때부터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몸집이 커지면서 주위의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인 중력이 커지기 때문 이다. 그리하여 원시 지구에는 더 많은 미행성들이 떨어졌고 그중에는 꽤 큰 것들도 있었다. 게다가 이 때부터는 부서져 흩어지는 파편들도 붙들어 둘 수 있게 되었다. 지구는 이렇게 해서 더욱 커질 수 있었다.

3. 원시 지구 대기의 형성과 마그마의 바다

미행성의 충돌은 미행성이 부서지거나 하나로 뭉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미행성이 포함하 고 있는 휘발성 성분을 방출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암석이나 금속으로 된 미행성에 포함된 휘발 성분은 주로 물과 이산화탄소였다. 미행성은 매초 몇 킬로미터에서 수십킬 로미터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원시 지구와 충돌했다. 이런 충돌로 엄청난 압력과 열이 발생 했고 그 과정에서 미행성에 갇혀 있던 물과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이런 일이 하 루에도 몇 번이고 일어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원시 지구의 표면에는 수증 기 와 이산화탄소가 쌓였고 이것이 지구 의 내기를 이루게 되였다.


원시 지구가 수증기와 이산화탄 소로 덮여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수증기와 이 산화탄소가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기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일이 일어 날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 다. 미행 성이 원시 지구와 충돌할 때에는 엄청난 열이 발생했다. 그 열이 모두 우주 공간으로 달아나 버렸다면 지 구 표면은 녹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행성이 충돌할 때,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들이 함께 방출되면서 열이 우주 공간으로 달아 나지 못하고 지구 대기에 붙잡혀 버렸다. 이런 온실 효과 때문에 지구 표면이 녹기 시작했다. 펄펄 끓는 마그마(용암)가 원시 지구 전제를 덮어 마그마의 바다가 만들어진 것이다.

원시 지구에는 이렇게 마그마의 바다, 그리고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로 이루 어진 두터운 대기가 형성 되었다. 그리 고 시간이 지나면서 원시 지구의 성장 은 느려졌다. 원시 지구의 덩치가 워낙 커져서 미행 성이 충돌해도 성장률 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지구 궤도 부근에 있던 미행성의 수도 많이 줄어들 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내는 열의 양도 크게 줄었다. 그러자 지표 온도가 낮아지면서 마그마의 바다도 차츰 식어 갔다.

4. 바다의 형성


마그마의 바다가 식기 시작하면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 벌어졌 다. 온도가 낮아지면 공기 중에 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기 중의 수증기는 물방울로 변하면서 구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을 뒤덮은 두꺼 운 구름에서 마침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구 최초로 내리기 시작한 이 비는 시원한 비가 아니라 300'C 에 가까운 뜨거운 비였다. 폭포수처럼 땅으로 쏟아진 이 뜨거운 비는 1300°C 정도로 펄펄 끓는 땅 표면을 빠른 속도로 식혔다. 땅 표면이 식으면서 더 많은 공기 중의 수 증기가 물방울로 바뀌었다. 그리고 또 비가 내렸다. 땅은 더욱 식었고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이런 일이 얼마나 오 랫동안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비가 비를 부르면서 원시 지구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고여 바다가 만들어졌다.

또한 원시 대기의 수증기가 비로 변해 쏟아지면서 마침내 지구를 덮고 있던 두꺼운 구름은 자취를 감 추고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가 되었다. 대기의 농도가 낮아짐에 따라 지표의 온도가 내려갔다. 지구에는 이렇 게 해서 육지와 바다, 그리고 맑게 개인 하늘이 생겼다.

5.생명의 탄생

이제 지구에는 생명이 탄생할 터전이 마련되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생명이 탄생 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물이 처음 태어난 고향은 분명 바다였 다. 초창기 지구 대기는 지금과 달리 오존층이 없었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생물에 치명적으로 유해한 자외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자외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유일 하게 바닷속뿐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35억 년 전에 생명체가 바다에 살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도 있다. 그것은 오 스트 레일리아의 노스폴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그리스어로 '바위 침대' 라는 뜻을 가진,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케 하는 줄무늬가 있는 검붉은 암석이다. 이것은 세포 속에 핵이 따 로 없는 원핵 생물인 남조류 (藍藻類)들이 무리 지어 살면서 만든 둥근 바위이다. 이 남조류들은 엽록소를 갖고 있 어서 광합성을 할 수있었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살아 남아 지금도 오스트 레일리아 서쪽의 샤크 만(Shark Bay) 에서 스트로마 톨라이트를 만들고 있다.

35억 년 전에도 이처럼 광합성을 하는 생물체가 있었다는 것은 이때 이미 산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지금처럼 우리가 자유로이 호흡할 수있을 정도의 산소가 쌓이기까지는 좀더 긴 세월이 필요했다. 산소의 양이 늘에나면서 오존층도 만들어졌다.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 산소 기체(분자)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어 산소 원자가 되는데, 이 산소 원자가 주변의 다른 산소 분자와 결합하면서 오존(O3) 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 오는, 생물에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막아 주는 역 할을 했다. 이제 산소를 충분히 포함한 대기와 오존층의 보호로 지구에는 새 세상 이 열렸다. 오존층이 만들어짐으 로써 바다에서 태어나 진화한 생물들 이 육지로 올라와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4억 년 전의 일이다.

6. 지구의 나이


지구의 나이를 과학적으로 밝혀 준 것은 방사성 동위 원소이다. 동위 원소는 원자 번호(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 수) 는 같지 만 질량수(質量數,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 수와 중성자 수의 합) 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예를 들면 탄소의 경우, 원자 번호는 6으로 같지만 질량수 가 각각 12,13,14인 12C, 13C, 14C와 같은 동위 원소가 있다. 이중에는 12C, 13C처럼 언제나 변하지 않는 안정 동위 원소와 14C처럼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다른 안 정된 원소로 변해 가는 방사성 동위 원소가 있다. 이 때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소를 '모원소(母 元素)', 새로 나타난 원소를 '자원소(子元秦)' 라고 한다.

방사성 동위 원소가 붕괴해서 처음 양의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 라고 하는데, 238U의 반감기는 약 45억 년, 235U의 반감기는 약 7.1억 년, 40K의 반감기는 약 13억 년이다. 방 사성 원소의 붕괴 속도는 온도 압력 또는 화학 조성과 같은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방사성 동위 원 소의 반감기를 이용하면 암석이 언제 형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연령 측정 에 사용되는 방사성 원소의 반감 기를 알고, 남아 있는 모원소(母元素)의 양과 새로 생긴 안정된 자원소 양의 비를 알면 암석의 생성 연대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런 반감기를 이용하여 알아낸 결과, 현재 지구에 남아 있는 암석 중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의 나이는 38억 년이 다. 하지만 이것은 지구의 나이보다 적다. 마그마의 바다가 굳어서 지각이 형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을 것이 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 발견된 광물의 나이 는 약 40~45억 년으로 밝혀졌다. 결국 지구의 나이는 38억 년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지구의 나이는 달에서 가져온 암석이나 지구상에 떨어진 운석을 통해 알 수 있다. 달 이나 운석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지구와 함께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는 천체들이다. 따라서 방사 성 동위 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서 이들의 나이를 확인하면 지구의 나이도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알게 된 지구 의 나이는 46억 살이다.



확인문제


해저 탐사선 누리호는 서해안의 퇴적물을 채취해서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A3 구역에서 채취한 해저 퇴적물에는 조개 화석이 있었다. 이 화석에 포함되어 있는 14C의 함량을 조사하였더니 처음의 1/16로 줄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퇴적물의 절대 연령은 얼마일까?
(단 14C의 반감기는 5,700년이다)

① 11,400년
② 22,800년
③ 44,800년
④ 66,600년
⑤ 88,8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