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소각과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0

03-08-23 원정 685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보수단체가 광복절 행사에서 인공기를 소각하자, 북한이 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시사를 하였고, 그러자 북한에 대하여 비우호적이지만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계기로 대구의 경제를 살리고자 갈망한 대구시민들이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실패할까봐 가장 많은 실망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대통령이 인공기 소각에 대하여 유감을 표시하자 북한이 즉시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로 화답을 하였고, 북한 선수들이 대구에 오자 대구 시민들이 대대적인 환영을 하였습니다.

저는 위와 같이 한편의 영화같은 장면을 보면서 통일이 저만큼 다가온 것 같아서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남북 지도자들의 정치 감각이 돋보였고, 대구 시민들의 북한 선수들에 대한 환영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북한에 대하여 가장 비우호적인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린 것에 대하여 얼마나 천지신명께 감사하게 생각하였는지 모릅니다.

보수단체에서는 동맹국인 미국의 국기를 소각하는 것과 우리의 주적인 북한의 국기를 소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므로 북한의 국기를 소각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하지만, 일본과 미국 그리고 소련이 한반도 분단의 주범인 점을 생각해 볼 때(더구나 일본은 한국을 지배하고 미국은 필리핀을 점령하는 것을 밀약한 미국과 일본의 카스라-태프트조약을 생각해 볼 때) 한미동맹을 민족화해보다 더 높이 평가해야만 할 어떠한 필연이 있는지도 의문일뿐더러, 손님을 초대해 놓고 손님들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볼 때, 즉 북한에서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고 대회 직전에 북한 주민들이 태극기를 소각한다면 남측의 보수단체들은 북측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참가에 동의를 할까요? 아마도 가장 먼저 그들이 반대를 할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에서 대세는 분단고착화보다는 통일로 기울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며, 그 단적인 예가 이 번에 대구에서 개최되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대구 경북지역 시민들의 북한선수들에 대한 환영이라고 봅니다.
그 동안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남북화해정책에 대하여 가장 비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대구에서 북한의 선수들과 응원단을 그토록 열열하게 환영할 줄은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그 환영이 물론 민족적인 감정에 연유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언론에서 회자되듯이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기회로 대구의 경제를 살리려는 대구 시민들의 바램과 관련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기득권인 보수층은 남북분단이 그들에게 더 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미국과 이익을 공유하는 면이 있기에 한미공조를 강조하지만, 막대한 분단비용이나 미국의 북한위협으로 말미암아 항상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다 알다시피 미국은 무기와 석유재벌이 미국경제의 근간을 이루기에 항상 전쟁을 필요로 하는 체제이지요) 한민족의 국익은 한미공조보다는 민족화해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민족화해를 통하여 한반도의 통일을 이루고, 동아시아에서 중심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우리민족에게 진정으로 이익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는 여전히 노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냈지만, 대구 시민들이 북한선수들과 응원단을 환영하는 것을 보면 저는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그 환영의 함성은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기는 보증수표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