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8일 오후 7:13
보낸 메시지
월호스님, 안녕하세요.
김해 사는 정남주라고 합니다.
몇 년 전 부산 연산동 신도회관에서 스님을 직접 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책과 CD에 싸인을 해주시며, 열혈독자를 자처하는 저를 빤히 쳐다봐 주셨지요. 김해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가며 어렵게 찾아간 저는 가득한 보람을 안고 귀가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래글은 몇 일 전에 쓴 글입니다.
이렇듯 항상 스님으로부터 많은 깨달음의 계기를 마련합니다. 스님을 알고난 후 몇 년 동안 제가 얻었던 진리에 대한 힌트는 이루 헤아릴 수 없지요. '경행지심'으로 스님을 존경합니다.
전 불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부처님과 스님은 제 스승이십니다. 우연히 페이스북을 가입하고 스님을 검색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스님, 항상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몇 년 전 들었던 월호스님(행불선원 선원장)의 말씀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월호스님은 ‘우리가 몸 받아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남보다 현상계이전에 탐구심이 많았던 나는 이제껏 들어왔던 관념적인 설명들에서 뚜렷한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했다. ‘왜 내가 이런 모습으로 태어나 이런 행위들을 하는지 몹시도 궁금했지만’ 해답은 그저 잔뜩 안개만 드리운 답답한 속에서 찾을 길 없었다....
그런 중에 월호스님의 한 말씀은 오랜 관념적 방황을 조금씩 명료한 시선을 가지고 걸어가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게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나또한 내 방식으로 ‘내가 몸 받아 온 이유’를 이해했고, 사는 일의 희로애락을 체험공부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리라 결심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이후로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
약간 빗나간 해석으로 실천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우리네 사는 모습을 ‘연극무대’로 보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삶은 연극무대이고, 인생의 여러 모습은 연극배우의 배역이라고 들어왔다. 그렇지만 그건 남의 말이었고, 나의 체험은 아니었다.
들어온 것에서 확인하는 것으로 옮겨진 변화는 상당한 것이었다. 많은 부분 불만들이 사라지고 경험하는 공부로 바뀌었다.
오늘도 나는 체험하는 즐거움을 연습하고 있다.
행불선원장 월호스님 말씀 중에서---
우리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세상에 태어난 것은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몸 받아서 온 것입니다.
몸뚱이가 있어야 실감이 난다고 하는 것이죠.
어학을 공부한다고 할 때
책만 보는 것보다 리스닝하는 것이 낫고,
또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훨씬 실감이 나고,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쓰는 나라에 가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가면서 사는 것 이것이 가장 실감이 나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몸 받아 세상에 온 것은,
공부는 가장 실감나게 하라는 뜻과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 온 겁니다.
그래서 공부는 숙제가 덜 끝나면 계속 죽었다, 태어났다, 하면서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다 숙제가 다 끝나게 되면 더 이상 올 필요가 없죠.
13. 11. 11. 오후 12:45
월호스님, ‘친구수락’해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오늘 새벽녘에 문득 자다가 생각했습니다.
자는 중에 깨달음(?)이 왔다고 할까요?^^
얼마 전부터 줄곧 ‘인과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다 읽지는 못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탓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진화해 온 내 인간의 인연이 고작 100년도 안 되는 세월의 인연으로 다시 축생이 될 수 있을까?
제 결론은 ‘아니다’였습니다.
진화란 것이 그렇게 ‘속성출현’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다가 오전에 또 생각했습니다.
먼지 속에 우주가 들어 있는데, 사람의 한 평생 안에 우주의 시간이 들어오지 못할 리가 없다.
‘가능할 수도 있다’로 결론지었습니다.
지금 현재 밝혀진 우주차원이 11차원이란 게 맞는다면, 어딘들 이동하지 못하겠습니까?
가설이긴 하지만 ‘웜홀’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를 수 있는 방법이 있겠죠.
600만 년 전, 2,500만 년 전, 1억 500만 년 전, 2억 1,000만 년 전,.....3억 4,000만 년 전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 알 수 없는 차원의 해결방법이 있겠지요.
이것도 이 정도로 접어두고…….
그래도 스님의 말씀 중에 이해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인과법’입니다.
하나의 존재가 어떤 원인의 의해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연법’, ‘연기법’은 굳이 한 존재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어 괜찮습니다.
그러나 ‘인과법’으로 표현이 바뀌는 순간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 존재에게 일어나는 그 원인이란 게 시간과 공간 속에서 원인의 순수성을 유지할 수가 있냐는 것입니다.
원인발생 동시 아무것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모든 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법이라 변수가 워낙 많아야지요.
찰나의 시간조차 순수상태는 유지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애초에 한 존재의 원인이란 것도 가능한 전제가 되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존재의 원인이 무슨 수로 애초 발생한 그 원인의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단 말입니까?
(‘말전달하기게임’처럼 과정 중에 이미 다른 것으로 되어 버릴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인과법’에 문제가 있습니다. 스님?
※ 우주의 차원
점은 1차원이 아니라 무차원이고(크기가 없으니)
1차원이 선
2차원이 면
3차원이 공간
4차원은 공간에 시간도 넣은 시공간
....
11차원은 M이론에서 우주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벡터가 11개라서 11차원인 것이다.
사실 4차원도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11차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상상이 잘 안되는게 현실.
수학적으로는 간단하다.
변수가 x 하나면 1차원
변수가 x, y 두개면 2차원
변수가 x, y, z 세개면 3차원
변수가 x,y,z,w 4개면 4차원
이런식으로 늘어나는 식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