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인연에 대하여0

05-05-16 바람 959

인연은 무엇인가? 인연은 우주만물 가운데서 상호연합(해체) 되어짐에 있어 어떠한 한 순간들의 찰라적 발생이자 소멸되어짐, 그것을 이름하여 인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나는 없다. 따라서 상대도 없다. 그런데 이 말씀 그대로 나도 없고, 상대도 없다면
우주만물은 정말로 공허하기 짝이 없게 된다. 무는 유를 의지하여 있는 무이기 때문에, 무(아무것도 없음)만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의미한 것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따라서 그 모든 것들은 원래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그 모든 것들은 인연들의 상호연합과 상호단절들을 통하여 잠깐 나타나 질 때와 사라질 때까지의 것으로, 그리고 그것이 '그렇다' 혹은 ;아니다'라고 하는 과정속에서 그렇게 보여지는 동안만큼의 것, 그것이 인연처럼 보여지는 현상인 것이다.

내가 현재 어떤 몇몇 사람들과 교우를 나누며 만나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그렇게 보여지는 동안만큼은 서로의 인연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인연들이 각자에게서 완전히 소멸이 되어 영원히 기억이 나지 않는 다면 그 인연은 만났으나 단 한번도 만나지 않은 인연외 다름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처의 인연속에는 우주삼라만상의 그 모든 것들로 항상 가득차 있고, 녹아져 있기 때문에 그 어떠한 인연이건 만남에 있어 제한이 없게 되는 것이고, 중생들의 인연속에는 일부의 것들만이 차있고 녹아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인연들만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는 시간에 속하지 아니한 무한의 영역 그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는 만나는 것마다 그 즉시 다 자신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상대방이라 여겨지는 것들이 그 안에서 즉즉 녹아 오직 부처의 것으로만 화하기 때문에, 그 모든 인연들을 항상 다 만나지만, 그 즉시 또한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생들은 그러하지 못하여, 어떠한 인연을 만나면 그저서야 그러한 인연을 만난줄 로 알고, 어떠한 인연들과 헤어지면 그것이 정말 헤어지는 것 인줄로만 여기게 되니, 인연의 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러한 모든 인연들을 만나, 또한 그 모든 인연들을 벗어나는 그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모든 인연들을 만나는 그 즉시 다 녹여내어 나 외에 다름이 아닌 그 나라의 것화가 스스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즉 인연들의 연합과 소멸을 통하여 나 자신이 도무지 알지 못하는, 그 나라의 것들을 다시금 경험하게 되면서, 동시에 그 나라의 것으로 변화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모든 인연들의 연합과 소멸을 반복해서 하다가 보면,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가운데 그 모든 인연들이 그 나라의 것에 스며들어가 각각의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그들이 각각 그러한 세계의 것들을 원하게 되면, 그리고 그러한 때와 빛을 만나게 되면, 결국은 하나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A이고 상대가 B라 합시다.
그러면 A는 A안에서 그 모든 인연들을 녹여내어 A로서 하나되게 합니다.
B는 B안에서 그 모든 인연들을 녹여내서 B로서 하나되게 합니다.
그러면 A와 B는 각각의 독특성, 즉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하는 그 상태를 잃어버리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만 살게 되면 A와 B가 둘다. 독특성은 유지할 수 있으되, 전체성(입체성)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어느 한쪽이, 혹은 양쪽이 약간의 편차를 달리하는 마음으로서 다가가 잠시 자기자신의 독특성을 가리우고 상대의 모습화를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기자신의 독특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전체와 융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온유한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모든 인연들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해주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인데, 그러한 인연들이 서로 발생하고 소멸되는 듯 하는 그 사이(틈새)적 상태일 때, 그 사이(틈새)에서 그 무엇이 발견되어 지느냐? 그것이 바로 순간에서 영원으로, 순간에서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촛대 사이에 인자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같고"(계1:13-14)

자살하는 사람은 그 사이적 상태일 때, 자기의 허구를 보는 것이요
절망하는 사람은 그 사이적 상태일 때, 자기의 허구가 소멸되는 과정인 것인데, 이것을 다만,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05-05-18 바람 생명책에 대하여0901
05-05-18 바람 빛에 대하여11,010
05-05-17 바람 인정에 대하여1957
05-05-16 바람 인연에 대하여0960
05-05-14 바람 죄에 대하여0918
05-05-13 바람 길에 대하여0941
05-05-13 바람 집에 대하여0903
05-05-12 바람 에너지에 대하여0856
05-05-12 바람 겸손에 대하여1948
05-05-11 바람 일에 대하여0903
05-05-11 바람 간섭에 대하여1943
05-05-11 법현 부처님 오신 날과 아버지에 관한 추억22,503
05-05-10 바람 부증 불감0888
05-05-09 바람 영역에 대하여0873
05-05-08 바람 깨여있음에 대하여1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