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해하는 귀신(영혼)에 대하여 써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제가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는 귀신의 존재에 대하여 잘 몰랐을 것입니다.
제가 교회나 절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영혼이니 이런 말도 잘 몰랐습니다.
다만, 집에서 제사를 지냈으니까 죽어도 저 세상이 있는가 보다 생각하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가끔 “죽으면 끝이지 더 무엇이 있겠어”라는 말씀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든 요즘에는 손자가 있어야 제사라도 지낸다고 생각하시는 것을 보니 좀 변하신 것 같기도 하고....
제 머릿속에 귀신이라는 존재가 좀 더 체계화되기까지는 텔레비젼의 등장이 필요했습니다.
아마도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텔레비젼을 처음으로 보았는데, 그 때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처음으로 귀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젊은 시절에 토속신앙과 무속인에 약간 의지하였습니다.
자식들의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면 가끔 무속인을 찾으셨고, 매년 연초에는 제가 그토록 싫어하는 붉은 글씨의 부적을 제 수첩에 넣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그 부적을 어머니 몰래 버렸는데, 좀 더 나이가 들고서는 어머니의 정성을 생각하여 소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여러 그릇에 나누어 퍼서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놓아 두셨습니다. 그 팥죽을 나르는 일은 장남인 제 몫이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그렇게 하면 잡귀를 쫒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니 서양의 귀신은 텔레비젼에서 본 귀신의 모습과는 그 모습이 다르더군요.
대학교를 다니면서 사법고시 준비를 하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1년이 다 되어 영장이 나와 군에 다녀왔고, 저는 2년 정도 고시공부를 하다가 선배의 변호사 사무실에 사무장으로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직업에 만족을 하지 못하였고, 위 직업으로 3년간 3,000만원을 모은 후 1995년에 사법고시공부를 위해 다시 신림동으로 갔습니다.
고시공부를 다시 시작한다고 할 때 부모님이 간곡하게 말리셨습니다.
근처 동네에서 시험에 실패하여 결혼도 못하고 인생을 낭비한 사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해보아야 합격과 불합격을 떠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 당시에는 쉽게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 제가 제 의견을 강력하게 말씀드리자 어머니께서는 타협책으로 “용한 점쟁이가 있는데 그 사람이 시험을 보라 하면 시험을 보고 보지 말라고 하면 보지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일단 그렇게라도 하여 시험을 볼 양으로(아마 무속인이 시험보지 말라고 했어도 저는 보았을 것이지만) 어머니의 의견에 동의하고 처음으로 무속인의 집에 방문하였습니다.
집에는 불상이 있었고, 불상에 기도를 한 후 저와 마주앉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왔어”
“그냥 좀 취직을 할까 해서요.”
버럭 화를 내며 “고시공부하려고 하는 것 아니야?”
“예, 맞습니다.”
“얘, 공부시켜. 얼굴에 법이라고 써 있어.”
어머니까 끼어들었습니다.
“정말 합격하는가요.”
“합격해, 공부시켜”
그러다가 조금 긴장이 풀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제 지나간 여자들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머리 모양을 어떻고 얼굴은 어떤 모양이고 하면서 “왜 그 여자 잡지 그랬어. 그 여자 매우 좋은 여자인데.....”라고 말하였습니다.
미숙이라고 제 선배의 처제인데 저를 3년 정도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제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
전 양심상 그녀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이 저의 무속인데 대한 반감을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위 사건을 기회로 저는 고시공부를 하면서 무속인에게 의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10여명 이상의 무속인들을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찾았고, 심지어는 그 당시 제게는 무척 많은 금액을 주고 야밤에 산에 가서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산제’라고 하더군요.
그러한 행사를 하면 확실히 공부에는 집중력이 생기더군요.
합격을 한다니 자신감이 생기고 더 분발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떨어졌다 하여도 점수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그렇게 고시공부를 할 때가 제가 무속인들을 가장 의지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때 만난 무속인들은 귀신의 존재들을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그들에게 의지했던 저도 귀신들의 존재를 당연시 여기게 되었습니다.
계속하여 전 사법시험에 떨어졌고, 인연이 있던 여인도 떠나갔습니다.
삶은 절망적이었고, 저는 바닥까지 추락하였습니다.
그 때 불교 등 각종 종교를 만났고, 제게 영향을 주었던 스님들이나 각종 경전, 라즈니시 등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네가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면 어떤 것이든지 쉽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취지의 석가모니 이야기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전들을 읽거나 명상을 하면서....
뭔가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시험에 합격하였다면 나는 평생 무속인들의 노예가 되었을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것은 사람의 삶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속의 기운은 완전히 걷히지는 않았고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무속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하여 보니 저 자신보다 무속인이 저의 미래에 대하여 잘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귀신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하여 가끔 고민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서초동 법률사무소에 취직하면서 정신없이 일하면서 그런 고민들은 조금 멀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가 여러 면에서 안정이 되자 다시 귀신이나 영혼의 문제에 대하여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자문해 보았습니다.
“너는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실제로 귀신을 본 사실이 있느냐?”
“없지”
“그런데 너는 왜 한 때 귀신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지?”
“그 것은 제사, 전설의 고향, 영화, 무속인, .......”
저는 정말로 단 한 번도 제가 귀신의 존재를 확인한 적도 없으면서 한 때는 귀신의 존재를 당연시 여겼습니다.
우리에게 해꼬지를 하거나 우리를 압도할 수 있는 귀신의 존재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한 때 귀신의 존재를 당연시 여겼던 것입니다.
저는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못되고,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면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에 이르자, 몇 년 전부터 우주나 지구의 탄생기원이나 지구에서의 생물의 탄생기원, 양자역학, 우주의 일생 등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귀신의 존재나 부존재에 대하여 저는 100%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귀신의 존재를 당연시 여기는 너무나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귀신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밝혀진 적이 없는 사실, 제가 현재까지 단 한 번도 귀신을 실제로 목격한 사실이 없는 사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서 오는 통찰력 등을 고려해 보면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기는 힘듭니다.
영혼에 대한 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기보다는 생명활동을 할 때 어떤 의식이 존재할 뿐이고, 생명활동이 정지하면 그 의식도 사라질 뿐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제 결론입니다. 제가 병원에서 12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난 이후 이런 생각이 강화되었습니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할수록 좀 더 많은 현상들이 규명될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때는 좀 더 귀신이나 영혼에 대한 존재유무에 대하여 확인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귀신이나 영혼이라는 존재가 저를 부자유케 하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존재들이 허상임을 느끼면서 저는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자식들의 삶이 안정되니까 어머니는 무속인도 더 이상 찾지 않고
동짓날 행사에도 관심이 없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