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소송에서 승소한 느낌3

06-09-13 원정 975

오늘은 제 직장생활에서 참으로 뜻 깊은 날입니다.


참으로 뜻 깊은 사건을 대법원에서 승소한 날입니다.




 

저는 사무실에서는 실장으로 불리는데 변호사 사무실에서 직원들 중 ‘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 업무는 다른 사무장과 여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서면을 작성하는 일과 법률상담입니다.


출퇴근은 비교적 자유로우나 제가 맡고 있는 사건이 많아서 늦은 시각까지 일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고시공부를 하다가 부광합동법률사무소에 입사한지 햇수로는 5년이고 만으로는 4년이 다 되어갑니다.





제가 현 사무실에 입사하자마자 소송중인 사건 30여건을 인수받았는데, 오늘이 바로 입사 당시 인수받은 사건 중 마지막 한 건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날입니다.


오늘 승소한 사건은 현대자동차에서 업무수행과정에서 과로 및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여관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장해를 입은 재해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처리를 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사법시험에서 떨어지고 부광합동법률사무소에 입사한 후 한풀이 하듯이 소송을 수행하는 일에 저의 모든 정열을 쏟아 부었습니다.


위 사건의 서면을 작성하기 위하여 날밤을 지새운 날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자그마치 70여 쪽 이상의 준비서면(소송은 실제로 준비서면을 통하여 진행하고, 법정에서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습니다. ‘준비서면에 기재된 대로 진술합니다.’라고 말할 뿐이지요.)도 여러 번 썼고, 준비서면을 제출한 횟수도 매우 많았습니다.





여관에서 쓰러졌다고 말하면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어 재해자의 처가 집에서 쓰러졌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화근이 되어 판사들이 재해자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고, 재해자를 치료한 병원의 진료차트에 재해자가 장기간 과음을 해온 것으로 기재가 되어있는 바람에 소송이 매우 힘이 들었습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에서 힘겹게 승소하였고,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매우 힘겹게 승소하였는데, 오늘 대법원에서 다시 승소하여 장장 만 4년 만에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오늘 대법원에서 날아온 판결문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작은 거짓말이 일을 얼마나 꼬이게 만드는지... 그리고 위 재해자는 재판에서 패소하여 산재처리가 되지 않으면 삶이 매우 힘겨워지는데 ‘산재보험이 한 가정을 살리는 구나’ 하는 생각.......





참고로, 일반인들은 기존 질병이 있는 경우 산재처리가 당연히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존 질병이 있는 경우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에도 산재처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고혈압 환자가 과로 및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뇌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도 산재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 대법원에서 날아온 판결문을 확인하였는데 지금까지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무실의 제 방에서 다리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등받이를 뒤로 제끼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다음 여운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 자신을 격려해 주고 싶은 날입니다.





앞으로도 이 사건에서와 같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빌면서....









  • 06-09-15 나나
    축하드립니다.
    열정이 넘치시네요. 이런 열정이 사회의 청량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06-09-17 김춘봉
    자리를 마련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지난번 제가 대접 받은 횟집에서 만나십시다.
    축하 파티,
    언제쯤이면 좋겠습니까?
  • 06-09-18 원정
    제가 한 번 연락 드릴께요.
    요즘에는 제가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